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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렝게티, 킬리만자로 등 유명한 관광지들이 많이 있는 탄자니아. 많은 여행자들이 탄자니아에 입국한 후 공항을 나와 돌아다니면 가장 많이 보이는 간판이 있다. 분명히 조그마한 슈퍼, 문구점, 생선가게 등등 전부 다른 가게지만 가게 위에는 같은 간판들이 걸려있다. 탄자니아의 3대 통신사의 로고들이 그려져 있는 이 간판의 정체는 무엇일까?

[Figure 1]탄자니아를 돌아다니면 흔히 볼 수 있는 가게들.[1]

통신사에서 금융광고를?

탄자니아도 한국과 통신 시장이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다. Airtel, Vodacom, Tigo라는 브랜드를 걸고 세 개의 회사가 경쟁하는 형태로 구성되어있으며(잔지바르에서는 Zantel이 있으나 잔지바르 외에서는 거의 쓰지 않음), 한국과 마찬가지로 TV에 엄청난 양의 광고를 집행하여 TV만 틀면 세 회사의 광고를 볼 수 있을 정도다.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, 통신사 브랜드 광고 외에 다른 광고도 엄청나게 집행한다는 점인데, 바로 금융 광고다.

통신사에서 왜 금융 광고를 하는지 의아할 수도 있지만, 탄자니아의 통신사들은 각 회사마다 고유한 금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. 금융이라고 해서 돈을 넣으면 이자를 주는 은행 예금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지만, 전기 및 수도요금 결제, 항공권 결제, 개인 간 송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.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나오는 수수료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.

은행에서 전부 제공하는 서비스를 왜 더 비싼 수수료를 내면서 이용하느냐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, 은행이 각 주요 도시에만 있기 때문에 은행을 이용하려면 시내까지 나와야 하고, 은행에 들어가면 먼저 줄을 선 수십 명의 일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한다. 은행의 일 처리도 느린지라 앞에 15명만 서있어도 한 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. 반면,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통신망이 닿기만 하면 대리점이 영업을 할 수 있고, 대리점 또한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하다. 그래서 비포장 도로를 타고 한참을 들어간 조그마한 마을에도 대리점이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. 시내에서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대리점일 정도로 그 수가 많다. 또한 은행의 돈을 이체시키는 것도 가능하고, 은행으로 입금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.

나 또한 M-pesa와 Airtel money를 이용하고 있는데, 주로 전기 요금 납부할 때 많이 쓰고(전기요금 납부는 수수료가 없다), 비행기 표 구매할 때도 써 본 적이 있다.

[Figure 2]가장 많이 이용하는 M-pesa의 수수료 표.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만큼 다른 회사에 비해 수수료가 비싼 편. 그래도 적지 않은 사람이 이용한다.[2]

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M-money 업계

최근에는 탄자니아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고 전자화폐 시장의 약 50%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Vodacom의 M-pesa(pesa는 스와힐리어로 돈이라는 뜻)의 경우 CBA 은행과 협력하여M-pesa와 연동하여 적금을 붓는 상품을 출시하였고, 심지어는 적은 금액의 돈까지 대출이 가능하다. 2위사업자인 Tigo의 Tigo-pesa의 경우 통신사 네트워크에 종속되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Tigo-pesa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고, 별도의 송금 수수료 없이 르완다와 탄자니아 간에 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았다. 이처럼 통신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, TV, 신문 등의 매체에 적극적으로 광고를 퍼붓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, 시장 1위 사업자인 Vodacom은 시장의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, 그 외 사업자들은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을 낮추고 자신들의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. 또한 한 조사에 따르면 새로 M-money 서비스에 가입하는 사람들의 3/4 정도가 대중매체의 광고를 통해 접하게 되어 가입했다는 결과(Mobile Money in Tanzania: Use, Barriers and Opportunities, Intermedia[3])가 있을 정도로 홍보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.

한국에서는?

탄자니아에서는 2008년 4월 Vodacom의 M-pesa를 시작으로 이러한 M-money 서비스가 시작된 지 6년이 지났지만, 한국에서는 이제서야 카카오에서 위의 서비스와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를 얼마 전부터 시작했다[4]. 탄자니아에서는 M-pesa에서만 한 달에 1조 3천억 실링(Tsh)이 이체되는데[5], 이는 한국 돈으로 8000억원을 넘는 금액이다. 적지 않은 국가에서 이러한 M-money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, 한국에서는 수많은 규제로 인해 복잡한 방식으로만 금융거래가 가능했기에 이러한 시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늦어졌다. 물론 카카오의 시도는 금산분리 규제로 인하여 금융회사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형태긴 하지만 손 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.

 

탄자니아의 M-money 관련 연구 결과는 여기서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.

 

 

[1] https://www.flickr.com/photos/dpu-ucl/8105990539

[2] www.vodacom.co.tz/mpesa/consumers/mpesa_tarrifs

[3] www.intermedia.org/wp-content/uploads/FITS_Tanzania_FullReport_final.pdf

[4] http://news.mk.co.kr/newsRead.php?year=2014&no=1129790

[5] http://www.telegeography.com/products/commsupdate/articles/2013/05/02/vodacom-tanzania-reports-five-million-m-pesa-subs-transactions-top-usd823m/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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